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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아빠, 코피가 나!

일주일에 두세 번은 아들과 함께 목욕을 한다. 오늘 아들과 함께 목욕을 했다. 함께 욕조에 들어가 서로 마주 보며 이를 닦았다. 서로 나란히 서서 이를 닦은 적은 있어도 마주 보며 이를 닦은 것은 처음이었다. 욕조에 물을 틀어 놓고, 둘이 마주 보며 앉았다. 아들과 나 사이에는 분홍색 바가지를 놓고, 입에 가득 찬 치약 거품을 뱉었다. 바로 그때 아들이 말했다.

"아빠, 코피가 나"

 

아들의 말을 듣고, 오른손으로 코를 훔쳤는데 정말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물과 함께 흐르는 코피라 잘 멈추질 않았다. 아들이 당황해 하지 않을까 말을 이어갔다.

"코피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 퀴즈를 좋아하는 아들이 호기심을 가지며 대답했다.

"코를 막고, 머리를 숙이고, 휴지로 코를 막고, 선생님을 부른다."

 

코피 하나로 아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 줄 수 있었다. 마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한 장면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아빠라서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Life is Beautiful)' 중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