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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옷을 따라간다 결혼하고 한참 동안 아빠는 몸에 달라붙는 옷들을 좋아했어. 어느 날 아빠 상사가 헬스장을 더 이상 갈 수 없을 거 같다며 남은 헬스장 이용권을 아빠에게 주기 전까지 말이야. 한 번도 헬스장을 가보지 못한 아빠로선 헬스장이 궁금하기도 했고, 사람들이 어떻게 운동을 하는지 구경도 하고 싶어서 퇴근하고 나면 무조건 헬스장으로 가서 운동을 했지. 상사가 준 헬스장 이용권 기간이 다 되어 갈 때 헬스장을 계속해서 다니고 싶어서 추가로 1년 헬스장 이용권을 결제하고 운동을 1년 동안 꾸준히 했어. 그러다가 대학교 이후로 한 번도 변하지 않던 윗도리 사이즈가 애매해지기 시작한 거야. 대학교 시절부터 줄곧 100 사이즈를 입던 옷들이 조금씩 답답해지기 시작한 거지. 가슴과 팔뚝의 사이즈가 100과 105 사이즈 중간이..
아빠, 낮으면 올라갈거야! 목욕을 하면서 아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아빠: 오늘따라 아빠 몸과 마음이 처지네. 아들: 처지는 게 뭐야? 아빠: 처지는 것은 몸과 마음이 아래로 가라앉는 것처럼 기운이 없다는 뜻이야. 아들: 그럼 올라갈 거야. 아빠: 어떻게? 아들: 하나님은 낮은 자를 올려주시고, 높은 자를 내려주셔서 균형을 맞추시거든. 아빠: 아... 네가 아빠보다 낫다. 아들: 걱정하지 마. 아빠: 너는 어쩜 이리도 똑똑해? 아들: 왜냐하면 나는 하나님이 지혜를 주셨거든. 그러니까 똑똑하지. 아빠: 아하... 네가 아빠보다 낫다.
15년 동안 일한 직장을 떠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아내에게 직장동료가 쏘아올린 공 같은 직장에서 만나 한 이불을 덮고 지낸지도 7년이 지났다. 그리고 올해로 아내가 한 곳에서 일한 세월이 15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한 기간을 모두 합치면 20년이 훌쩍 넘는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다양한 상황을 만났는지 알만한 사람은 알 것이다. 현재 사회는 20년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여자가 사회생활을 하기엔 아직 사회는 성숙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아내의 직장생활을 가끔 듣다 보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과 사람의 민낯을 보게 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유독 이런 이야기가 더 잘 기억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15년 동안 지금의 직장에서 별의별 일들을 겪었지만 아내와 내가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것은 회사는 그저 회..
아들의 모닝루틴 아침 6시에 출근 준비를 하는 아내로 인해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대부분 아내와 같은 시간에 기상을 한다. 기상을 하고 유치원에 등원하는 9시까지 아들의 반복하는 행동이 있다. 화장실에 들러 소변을 보고, 손을 씻고, 들뜬 머리를 물로 정리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아침 인사를 드린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 중 하나를 선택해서 소파에 앉아 읽는다. 책을 다 읽으면 아이패드의 유튜브를 보면서 아침식사를 기다린다. 아침이 준비되면 식사를 하면서 할아버지가 보시는 아침 뉴스를 시청한다. 식사를 다 마치면 다시 아이패드의 유튜브를 보면서 과일을 먹는다. 관심 있는 분야(미술, 피아노 등)에 시간을 보내다가 등원 준비를 한다.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한 순간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반복하는 행동이다. 때로는 책을 읽는 대신..
아빠, 나 똑똑하지? 퇴근 후 저녁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들이 이야기를 한다. 아들: 아빠, 나 똑똑하지? 아빠: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아들: 내가 유치원을 다니는데, 초등학교 팩토 수학을 풀고 있으니까 똑똑하지? 아빠: 똑똑한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똑똑한 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
경영진 또는 상사가 업무를 하달할 때 쉽게 내뱉는 말 중에 하나 경영진 또는 상사가 업무를 하달할 때 쉽게 내뱉는 말이 있다. '해. 그냥 해' 이 속에는 이러한 뜻이 내포되어 있다. '네 사정 따위에는 관심 없어. 네가 어떻게 작업을 진행하는지도 관심 없어. 난 결과물을 원해. 넌 내가 원하는 걸 만들어 놓기만 하면 돼' 설마 이런 생각을 가지고 업무를 하달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도 상황이 이런 생각을 만든다.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을 갖게 한다. '당신의 자녀가 나중에 당신 같은 상사에게 똑같이 취급받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하시나?' 그러면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나만 아니면 돼' 이러한 상황의 반복으로 점점 입을 닿게 된다. 성별의 장벽이 무너졌고, 직급의 장벽이 무너지는 사회에 위와 같은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냥 서로를 존중해 주면 안 될까? '..
아빠, 코피가 나! 일주일에 두세 번은 아들과 함께 목욕을 한다. 오늘 아들과 함께 목욕을 했다. 함께 욕조에 들어가 서로 마주 보며 이를 닦았다. 서로 나란히 서서 이를 닦은 적은 있어도 마주 보며 이를 닦은 것은 처음이었다. 욕조에 물을 틀어 놓고, 둘이 마주 보며 앉았다. 아들과 나 사이에는 분홍색 바가지를 놓고, 입에 가득 찬 치약 거품을 뱉었다. 바로 그때 아들이 말했다. "아빠, 코피가 나" 아들의 말을 듣고, 오른손으로 코를 훔쳤는데 정말 코피가 흐르고 있었다. 물과 함께 흐르는 코피라 잘 멈추질 않았다. 아들이 당황해 하지 않을까 말을 이어갔다. "코피가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 퀴즈를 좋아하는 아들이 호기심을 가지며 대답했다. "코를 막고, 머리를 숙이고, 휴지로 코를 막고, 선생님을 부른다." 코피..
두발 자전거 배우기! 네발 자전거 보조 바퀴 떼기! 유치원 친구들이 하나둘 두 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이참에 아들에게도 두 발 자전거를 타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아들에게 네발 자전거 보조 바퀴를 떼고 두 발 자전거로 바꿔보자고 제안을 했다. 하루 정도 망설이다가 계속되는 제안에 자연스럽게 보조 바퀴를 뗐다. 두 발 자전거를 타기 위해 한강으로 가다! 보조 바퀴를 뗀 김에 한강으로 자전거를 타러 갔다. 처음 배우는 거라 안전을 위해 우레탄이 깔려 있는 장소로 갔다. 이미 보조 바퀴를 뗐으니 한강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이게 오늘의 허점이었다. 한강까지 가는 길에 계속 아들의 자전거를 잡아주기 위해 허리를 숙여야 했다. 게다가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헉헉! 아들에게 자전거를 타는 방법을 하나둘 전수했다. 스탠드 접고..